미국에서 12주차 — You’re on your way to something new

Living in US
Life in Dallas
You’re on your way to something new. 주말엔 Ed sheeran 콘서트 at AT&T Sta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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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Oct 2026

12주차. 총 세 번의 시험이 있었고, 이번주는 그 세번째 시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고 표현해야 하나? 한국에서는 항상 100점 혹은 1등이 아니면 나쁘지 않았다고 표현하곤 했는데, 미국에서는 나에게 좀 더 후한 표현들을 써보고자 한다.

이번 시험 아주 잘했다! 굿 잡 수영. 그리고 지난 두 번의 Proteins 시험에 대한 결과는 (아마도) A를 받게 될 것 같다. Genes 남은 시험도 화이팅해야지.

Day 1 — 10월 19일 (월) · You’re on your way to something new.

이번 한 주는 특별할 것 없이 지나갔다. 아니, 이젠 뭐가 특별하고 특별하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

점심에 Immunology WIPS가 있어 발표를 들었는데, 제공된 Tofu 덮밥이 아주 짭조름하고 자극적인 중식으로 좋았다. 같이 제공된 포춘쿠키를 뜯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왔다.

“You’re on your wei to something new.”

그리고 밀려있던 랩미팅을 듣고 있었는데, 오후 3시쯤이었나? Ahmad가 갑자기 human blood를 픽업하러 가야한다며 도와줄 수 있냐고 했다.

당연히! 그리고 해당 건은 랩의 alumni(지금은 하버드 어린이병원)인 Danniel의 리비전 건이었다. 아무튼 30분 거리의 blood center로 가서 cone에 담긴 혈액을 픽업했다. 이 cone은 blood donation 때 waste처럼 생기는 부산물인데, lymphocytes로 아주 농축되어 실험에 사용하기 컴팩트하고 용이했다.

…

그리고는 밤 9시까지 Danniel과 함께 실험을 도왔다. 정확히는 실험을 구경했다는 표현에 가깝겠지만.

랩에 4시에 도착해서, Picoll로 lymphocyte를 분리하고, MACS를 통해 negative selection으로 monocyte를 분리.

CSF 처리를 통해 Monocyte-dervied macrophage로 만들고, 이에 Crispr-Knock In을 통해 특정 유전자의 과발현에 대한 면역학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함이었다.

아무튼, 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분리하기 전까지 중간에 멈출 수 있는 step이 없었다는 얘기로 갈음하겠다.. 끝나고 나오니 어두운 밤공기가 차가웠다.

Day 2 — 10월 20일 (화) · 발표를 잘하는 법

오늘은 Kevin Mark 교수님과 일대일 미팅이 있는 날이었다. 해당 교수님은 지난 Literature discussion을 리딩해주신 교수님이신데, 항상 세션마다 introduction presentation을 아주 찰지게(?) 구성을 해오셔서 논문을 이해하는 배경지식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 Rotation talk의 Introduction을 준비하기 위해 교수님께 도움을 요쳥드렸으나.. 원래는 talk 전에 약속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몸이 안좋으셔서 이번주로 일정이 미뤄졌다. 그리고 내 talk는 이미 지난주에 끝났지만, 그래도 좋은 기회로 인사드리고 발표 구성에 대해 질의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

그리고 교수님의 말씀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청중이 누구인지 기억하라 2. Top-down 방식으로 전개하라 3. Demonstrate할 내용이 아니라면 과감히 삭제하라 이 내용을 조금 더 숙지해서 talk에 반영했다면 좋았을 것을..

아쉽지만 다음에도 발표할 기회가 있을테니 그 때는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이길 바라본다.

Day 3 — 10월 21일 (수) · Wednesday buffet

오늘은 Steven J. Gray 교수님의 talk가 있는 날이었다. “Ethical issues encountered with drug development for rare pediatric diseases” Rare disease, Drug development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였다.

그리고 UTSW가 실제로 개발중인 약들의 현 주소와, 이를 둘러싼 Stakeholders의 싸움 등 여러 관점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리고 맛있는 점심! 매주 수요일마다 건물 꼭대기인 14층에서 뷔페식 점심이 제공되는데, 가격은 $14로 점심 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음식이 맛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어서 종종 가곤 한다.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고, 배를 통통 두드리며 이것저것 논문을 찾아보던 오후 낮에 또 다시 human blood가 필요하다고 해서 cone을 픽업하러 다녀왔다.

아, 그리고 지금 진행중인 실험 말이다. 이를 96 well 기준으로 각 well에 있는 세포수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장비가 필요한데, 결국 우리 랩에서는 한단계 더 높은 장비를 구매하기로 해서 원래 사용하던 장비를 철수시켜 버렸다.

그 바람에 나는 실험을 해도 결과를 책정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진 것이다.. 이럴수가 약간 멘붕이 왔지만, 그래도 다른 해결 방법들을 모색중에 있다. 물론 그 방법을 찾아낼 때 까지 실험을 못하는 건 매한가지지만 말이다.

Day 4 - 10월 22일 (목) · Postdoc Candidate!

내가 로테이션 중인 Casanova Lab은 미국, 프랑스 두 나라에 각각 랩이 있고 미국은 달라스, 프랑스는 파리에 랩이 위치해있다.

그래서 달라스 브랜치, 파리 브랜치로 나눠 불린다.

새로운 Postdoc을 뽑기 전에 꼭 직접 초대해서 talk을 하게 하는데, 이 과정이 최종 평가인 모양이다.

파리에서 talk이 있을 때는 달라스 시간 기준으로 오전 9시이고, 수업을 듣고 있을 때라 항상 못듣곤 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달라스로 새로운 candidate visit이 예정되어 있었고, 무려 한국인 분이셨다!

지금 나와 같이 이 랩에서 로테이션 중인 한국인 친구가 나 포함 세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한국인 포닥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빅뉴스였던 것이다.

…

처음에는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으나, 발표도 너무 깔끔하게 잘하셨고 무엇보다 질의응답에 대응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아마 큰 변동이 없다면 오시지 않을까 싶다.

친해져서 실험 기술을 많이 많이 배워야겠다!

그리고 Nature’s Typo, 별개의 세미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우리 랩의 일본인 instructor Koji가 본인의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RNA lariate와 그의 antiviral effect에 관한 talk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나와 관심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 친구가 굉장히 똑똑하고 열정있는 친구라서 꼭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데, 프로젝트 주제가 내 마음에 동하지 않아서 고민중이다.

아무튼 제공된 피자를 냠냠 먹어주었다.

Day 5 - 10월 23일 (금) · 간만에 실험

아, 시작 전에 이 얘기를 깜빡했다. 이번주와 다음주는 모든 수업을 South campus에서 진행한다. 항상 이때까지 north campus에만 있다가, 처음으로 south에서 수업을 들은 것이다!

South campus 전경이 조금 더 아름답게 꾸며져 있긴 하지만, 역시 익숙한 north가 더 편리하다.

수업을 조금 일찍 마친 관계로, 친구들과 같이 근처에 커피숍에 가서 한잔 사왔다. 이제 슬슬 카누가 질리나보다. 친구가 한 팩 가득 담아서 싸줬는데, 거의 다 마셔가는 중에 다음 커피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다. 다른 친구는 아예 커피머신을 사서 그라인더로 직접 갈아다가 내려마신다고 한다..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마실 자신은 없는데 고민이다.

…

그러고 한바탕 electroporesis 소동이 있었다.

배경은 이랬다. 같은 라인에 앉아있는 Vu Trans라는 포닥 친구가 있는데, 오늘 보여줄만한 실험이 있다며 일정이 괜찮냐고 물어봤고 지금은 실험이 스탑인 상태여서 당연히 좋다고 했다!

그래서 간단한 crispr-cas9 k/o 실험을 따라가게 되었다.

지금 랩에는 후드가 네개 밖에 없고, renovation 중인 공간으로 이사가기를 대기 중인 상황이라 모든게 녹록치가 않다. 그 와중에 danniel의 리비전 실험으로 후드가 사람들로 가득찼다.

와중에 동시에 세 명이 electroporesis가 필요했고, (강한 전기 자극을 줘서 세포에 구멍을 만들고 crispr-cas9 complex를 집어넣는다) 좁은 공간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기초적인 실험 기법이지만 아주 강력한 방법이라, 잘 익혀두면 유용하게 쓸 일이 있을 것 같다.

Day 6 - 10월 24일(토) · Ed Sheeran 콘서트! @AT&T Stadium

오늘은 Ed sheeran 콘서트에 가는 날이다! 사실 옛날에 Shape of you 부르던 시절 좋아했던 팝 가수라 엄청 큰 관심이 있진 않았지만 워낙 목소리가 좋기도 하고, 또 미국의 콘서트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친구들을 따라 계획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조금 늦은 점심으로 타코를 먹었는데, Dallas에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Eye Ball이 한 눈에 보이는 야외 파티오에서 기분 좋은 식사였다!

그리고 AT&T! 살면서 와볼 일이 있을까 했던 Stadium인데, 콘서트를 빌미로 오게되었다.

첫 인상은 아주아주 크고, 삐까뻔적했다.

다만 자리를 예매할 때 두자리씩 따로 떨어트려서 예매를 했는데, 그 마저도 스타디움측에서 자리가 옮겨져서 아예 먼 자리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같이 앉은 친구랑 즐겁게 공연을 관람했다.

우리는 맥주파여서, 치킨 텐더와 프라이즈 그리고 맥주를 곁들여 먹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우리는 6시에 공연 시작으로 알고 왔는데, 알고보니 에드시런의 무대는 8시에 시작이었고, 6시부터는 다른 뮤지션의 오프닝 공연이었던 것이다..

콘서트 초짜였던 우리는 꼼짝없이 2시간동안 오프닝 공연을 모두 들었고 8시부터 본격적인 콘서트가 시작됐다!

…

이 경험은 콘서트에 대한 기준을 영영 바꿔버렸다. 무려 3시간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노래를 때려박는 기염을 토한 에드시런 형님 덕분에 귀가 정말 정말 호강했다.

그리고 콘서트 마지막까지 shape of you를 안부르길래 설마 안하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해당 곡까지 마무리하시는 감다살 우리 형님.. 최고다.

Day 7 - 10월 25일(일) · 할건 해야지

에드시런옹의 5시간!(…)짜리 콘서트에 아주 진이 빠졌다. 그 덕에 평소보다 아주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밀린 빨래 숙제를 몇시간에 걸쳐서 하고, 정말 정말 나가기 싫었지만 어떻게든 옷을 갈아입고 강제로 katy trail까지 도착을 하니 평소보다 좋은 페이스로 뛸 수 있었다.

그리고 파타고니아 신칠라를 사려고 Rei에 갔는데, 물건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 알려진 사이즈를 기반으로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첫 주문 시 할인 15% 쿠폰을 줘서 개이득이었다.

그리고 저녁을 해 먹을 기력이 없어서 인앤아웃에서 햄버거와 쉐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햄버거는 무조건 애니멀 스타일 어니언으로 변경해야 하고, 어제 먹은 감튀가 너무 짜서 오늘은 도저히 감튀를 먹을 기분이 아니었기에 쉐이크만 주문했다. 햄버거&바닐라쉐이크 실패할 수 가 없는 조합이다.

아침부터 빨래를 돌려댄 덕에 피곤했지만, 덕분에 뽀송해진 이불 속에서 꿀잠을 잘 수 있겠다.

미국에 온지 12주차, 처음으로 콘서트를 경험해봤다.

실험이 막혀 다소 여유로운 평일을 보냈지만, 그 덕에 속도를 내지 못해 마음속 불안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다음주에는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본분을 잊지말자!